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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Opus 5 완전 정리 — 같은 값에 내용물이 바뀐 모델, 어디까지 믿고 어디를 조심할까

Jaewoo KimJaewoo Kim · 조회 9 · 17분 읽기
목차

2026년 7월 24일, Anthropic이 Claude의 새 상위 모델 Claude Opus 5를 공개했습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성능 그래프가 아니라 가격표입니다. 입력 100만 토큰당 5달러, 출력 25달러. 이전 세대인 Opus 4.8과 완전히 같은 금액입니다. 그러면서 Anthropic은 자사 최상위 모델인 Claude Fable 5에 "육박하는" 성능이라고 설명합니다. Fable 5는 입력 10달러, 출력 50달러니까 정확히 절반 가격입니다.

화려한 신기능 발표는 아닙니다. 하지만 "어느 모델을 사내 표준으로 삼을 것인가"를 정하는 자리라면 이번 쪽이 영향이 큽니다. 지금까지 최상위 모델은 정말 어려운 몇 퍼센트의 일에만 배정하는 물건이었습니다. 비싸서 켜둔 채로 둘 수가 없었으니까요. Opus 5는 그 배정의 벽을 겨냥한 모델입니다.

Anthropic이 붙인 설명도 딱 그렇습니다. "매일 쓰기 위해 설계했다."


1. 한눈에 보기

사양

항목내용
모델 IDclaude-opus-5
공개일2026년 7월 24일 (한국 시간 7월 25일)
컨텍스트 윈도우100만 토큰 (기본값이자 최대값, 작은 버전 없음)
최대 출력12만 8,000 토큰
지식 컷오프2026년 5월
사고(thinking)Adaptive Thinking 기본 활성화
effort 설정low / medium / high / xhigh / max 5단계, 기본값 high
API 가격입력 100만 토큰당 5달러 / 출력 25달러
Fast 모드약 2.5배 속도, 입력 10달러 / 출력 50달러

주요 모델 위치

모델입력 / 출력 (100만 토큰)지식 컷오프자리
Claude Fable 5$10 / $502026년 1월일반 제공 중 최고 능력. 장시간 자율 에이전트, 실패 비용이 매우 큰 최난도 작업
Claude Opus 5$5 / $252026년 5월일상 업무용 상위 모델. 복잡한 코딩, 기업 업무, 복합 문서 작성
Claude Sonnet 5$2 / $10 (도입가, 2026-08-31)<br>$3 / $15 (2026-09-01)속도·지능·가격 균형. 일반 업무와 일상적인 코딩
Claude Haiku 4.5경량·고속. 단순 분류, 요약, 정형 처리
Claude Mythos 5Fable 5와 동일한정 제공. Project Glasswing 승인 고객 대상 방어적 사이버보안

지식 컷오프를 보면 재미있는 반전이 있습니다. Fable 5는 2026년 1월인데 Opus 5는 2026년 5월입니다. 상위 모델보다 지식이 새롭습니다. 최근 제도 개정이나 시황을 다루는 업무라면 이 4개월 차이가 실제로 작용합니다.

쓸 수 있는 곳

Opus 5는 Claude Max의 기본 모델이 됐습니다. Claude Pro에서 고를 수 있는 모델 가운데 성능이 가장 높은 것도 이 모델입니다. claude.ai, Claude Code, Claude Cowork에서 쓸 수 있습니다. Amazon Bedrock, Google Cloud, Microsoft Foundry도 동시 제공을 시작했고 GitHub Copilot 같은 개발 환경에도 들어갔습니다. 사내 계약이 AWS나 Azure 중심이어도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단, Pro에서 Opus 모델의 100만 토큰 컨텍스트를 쓰려면 Usage Credits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Fast 모드는 현재 Anthropic Claude API 전용 리서치 프리뷰입니다. 파트너 클라우드에서는 쓸 수 없고, Claude Code에서는 Usage Credits를 통해 씁니다.


2. 성능 — 공식 수치와 독립 평가를 나눠 봅니다

성능 숫자를 볼 때는 출처를 갈라 읽어야 합니다. 아래 첫 묶음은 Anthropic 자체 발표, 두 번째 묶음은 독립 평가기관의 결과입니다.

Anthropic 공식 발표

  • Frontier-Bench v0.1(소프트웨어 개발): Opus 4.8 점수를 2배 이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비교 대상 모델을 웃돌았고, 1태스크당 비용은 오히려 내려갔습니다
  • CursorBench 3.2(코딩): max effort에서 Fable 5의 최고 점수와 0.5% 이내 차이. 태스크당 비용은 절반
  • OSWorld 2.0(PC 조작): 3분의 1 비용으로 Fable 5를 상회
  • ARC-AGI 3(규칙이 주어지지 않는 미지의 문제): 차순위 모델의 3배. 보도 기준으로는 Opus 5 30.2%, GPT-5.6 Sol 7.8%, Opus 4.8 1.5%. 2026년 3월 이 평가가 등장했을 당시에는 프론티어 모델이 죄다 1% 미만이던 난관이었습니다
  • Zapier AutomationBench(업무 완주율): 같은 비용대 차순위 모델의 약 1.5배 통과율
  • 전문 영역: 유기화학 태스크 +10.2포인트, 단백질 예측 +7.7포인트, 재무 모델링 정확성 평균 +9포인트. Anthropic은 이 모델을 "일반 제공 모델로서는 가장 과학 연구에 적합하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Frontier-Bench 결과는 Anthropic이 자체 실행한 내부 측정치입니다. 공식 주석에 따르면 1개 태스크당 5회 시도를 평균했고, 안전 분류기가 거부한 경우에는 Opus 4.8로 폴백했습니다. 벤치마크 순위를 그대로 자기 환경에서의 성능 차이로 옮겨 읽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독립 평가 — Artificial Analysis

이쪽은 자사 발표가 아닙니다. GDPval-AA v2는 실제 직업 태스크를 블라인드로 비교해 체스 같은 레이팅으로 환산하는 평가입니다.

모델GDPval-AA v2Intelligence Index
Claude Opus 51,86161
Claude Fable 51,74760
GPT-5.6 Sol1,73659
Claude Opus 4.81,593

같은 기관이 약점도 분명히 지적합니다.

  • 사실 지식에서는 여전히 Fable 5에 못 미칩니다
  • "모를 때" 답해버리는 경향이 강해져서, 환각률이 14포인트 올라 50%가 됐습니다
  • 출력이 상당히 장황합니다. 평가 전체에서 약 1억 토큰을 썼는데, 평균은 6,300만 토큰이었습니다

다만, 이 두 지표는 서로 다른 축을 잽니다. 뒤에 나오는 "정합성 점수 2.3"은 정렬(alignment), 여기 환각률 50%는 사실성(factuality)입니다. "안전한데 절반이 거짓말"로 읽으면 오해입니다. 또 이런 환각률은 보통 모델이 모르는 질문만 골라 던졌을 때 답을 지어내는 비율이라, 일반 사용에서 답변의 절반이 틀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사실 확인이 생명인 업무라면 1차 출처를 직접 확인하는 절차는 그대로 유지해야 합니다.


3. 진짜 변화는 "일을 끝내는 힘"

벤치마크 숫자보다 실무에 와닿는 변화는 따로 있습니다. Opus 5는 답을 잘 만드는 모델에서 일을 끝내는 모델 쪽으로 움직였습니다.

긴 작업은 한 번의 지시로 예정대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중간에 툴 실행 결과를 확인하고 잘못이 있으면 고쳐야 합니다. 필요하면 계획도 다시 짜야 합니다. Opus 5는 이 자기 검증과 반복을 스스로 돌리면서 태스크를 끝까지 밀고 갑니다. 코딩이라면 코드를 쓰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동작을 확인하고 에러를 고치면서 완성 조건까지 다가갑니다.

또 하나. 지시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목적에 비춰 필요하면 밀어내는 판단(푸시백)이 강해졌습니다. 의뢰받은 설계에 문제가 있으면 다른 설계나 우회책을 제안합니다.

공식 문서가 드는 개선 영역도 같은 성격입니다.

  • 복잡한 수식이 포함된 여러 시트 스프레드시트
  • 구성이 잡힌 슬라이드 자료 작성
  • 그래프·문서·도표 판독
  • 금융 분석, 법무, 실사(듀 딜리전스)
  • 긴 조사와 여러 단계 분석
  • 여러 서브 에이전트를 쓰는 작업도 여기 들어갑니다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여러 정보를 다루면서 중간에 판단과 검증을 끼워 넣어야 하는 일입니다.


4. 조절 손잡이 두 개 — 100만 토큰과 effort

100만 토큰

Opus 5의 100만 토큰은 옵션이 아니라 기본값이자 최대값입니다. 컨텍스트가 작은 버전은 따로 없습니다. 최대 출력은 12만 8,000 토큰입니다.

긴 문장을 넣을 수 있다는 얘기만이 아닙니다. 대규모 코드베이스 전체를 훑고 여러 사양서와 회의록을 가로질러 조사할 수 있습니다. 계약서와 각서를 한꺼번에 비교하고, 긴 분석의 중간 경과를 유지하면서 작업을 이어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effort 5단계

Opus 5는 사고에 얼마나 리소스를 쓸지를 low → medium → high → xhigh → max 다섯 단계로 지정합니다. API 기본값은 high입니다.

쉽게 말하면 비용과 똑똑함을 조절하는 다이얼입니다. 정형적인 요약은 low로 낮춰 싸고 빠르게 돌리고, 어려운 설계 판단은 max까지 올립니다. 같은 모델 안에서 용도별로 나눠 쓸 수 있으니 "싼 모델과 비싼 모델을 둘 다 운용한다"는 기존의 수고가 줄어듭니다.

여기에 Adaptive Thinking이 기본으로 켜져 있어, 모델이 태스크마다 얼마나 생각할지를 스스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Opus 5의 가치는 "항상 최대 성능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려운 일에는 시간을 들이고 간단한 일에서는 토큰 소비를 억제합니다. 이 조절을 한 모델 안에서 할 수 있다는 점이 실용성으로 이어집니다.


5. 안전장치가 덜 걸리적거린다

Anthropic은 Opus 5를 "가장 정렬(alignment)이 잘 잡힌 Opus"라고 표현합니다. 일탈 행동을 재는 행동 감사 점수는 2.3으로 최근 모델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실무에 더 중요한 건 이쪽입니다. 사이버 영역 안전 분류기가 과도하게 발동하는 빈도가 Fable 5 대비 약 85% 줄었습니다. 보안 관련 정당한 조사나 생명과학 자료 정리를 하다가 "답할 수 없습니다"로 멈춰버리는 오탐이 줄어드는 방향입니다. 아무리 똑똑해도 중간에 멈추는 도구는 일에 못 씁니다.

다만 고위험으로 판정된 공격형 사이버 요청(익스플로잇 생성, 바이너리 취약점 스캔, 침투 테스트 등)은 여전히 걸립니다. 이때 Opus 4.8로 전환됩니다. 소스코드 취약점 확인, 보안 이슈 정리, 안전한 코드 작성 같은 일반적인 방어 목적 작업은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환경에 따라 동작이 갈리는데, claude.ai 웹·모바일·데스크톱·Claude Code에서는 Opus 5를 처음 고를 때 자동 모델 전환이 기본으로 켜집니다. 반면 Claude API에서는 자동 전환이 기본 활성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폴백을 설정하지 않았다면 HTTP 200 응답 안에 거부를 나타내는 stop reason이 돌아옵니다.

API에 붙일 거라면 다음을 미리 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 거부됐을 때 사용자에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 Opus 4.8 등으로 자동 재시도할 것인가
  • 실제로 응답한 모델을 로그에 남기는가
  • 폴백 이후의 요금 관리
  • 정당한 보안 업무가 오탐됐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참고로 Opus 5는 일반 제공 시점 기준 특별한 데이터 보존 요건이 없고 Zero Data Retention에도 대응합니다. 사이버보안 영역에서는 Mythos 5보다 아래입니다. 취약점을 찾는 능력은 근접했지만 찾은 취약점을 실제 공격 수단으로 바꾸는 능력에서는 크게 밑돈다는 게 Anthropic의 설명입니다.

물론 이게 "절대 안전"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위 수치는 Anthropic이 실시한 특정 자동 감사의 결과입니다. 환각, 정보 유출, 잘못된 툴 조작, 개별 산업 법령 위반까지 포함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중요한 업무에서는 사람의 승인, 권한 분리, 조작 로그, 출력 검증을 계속 함께 써야 합니다.


6. 도입 전 반드시 확인할 6가지

Opus 5에서 놓치기 쉬운 건 성능이 아니라 기존 시스템과의 동작 차이입니다. 여기를 모르고 갈아타면 "어째선지 비용이 늘었다"로 끝납니다.

① 사고 기능이 기본으로 켜졌다

Opus 4.8에서는 API 요청에 명시하지 않으면 사고 기능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Opus 5에서는 같은 요청에도 Adaptive Thinking이 작동해 필요에 따라 사고 토큰을 씁니다. 같은 요청을 던져도 사고분의 출력이 실리므로 비용은 자연히 늘어납니다. 견적을 다시 잡아야 합니다.

max_tokens는 사고 + 답변의 합계 상한이다

Opus 4.8에서 작은 max_tokens를 설정해뒀다면, Opus 5에서는 답변이 도중에 잘릴 수 있습니다.

xhigh / max에서는 사고를 끌 수 없다

사고 기능을 비활성화할 수 있는 건 effort가 high 이하일 때입니다. xhighmax에서 끄면 API가 400 에러를 반환합니다. Opus 4.8에서 넘어올 때의 파괴적 변경(breaking change)입니다.

④ "확인해주세요"는 이제 역효과

Opus 5는 시키지 않아도 자기 작업을 검증합니다. 구모델용 프롬프트에 이런 지시가 남아 있다면 손봐야 합니다.

  • 마지막에 반드시 한 번 더 검증할 것
  • 별도 에이전트를 써서 확인할 것
  • 여러 번 같은 결과를 재확인할 것
  • 모든 공정을 상세히 보고할 것

그대로 두면 과도한 확인이 발생해 처리 시간과 토큰 소비가 늘어납니다. Anthropic도 이전 모델용으로 추가한 검증 지시를 재검토하라고 안내합니다.

⑤ Web fetch 툴과 Priority Tier 미지원

Opus 5는 Web fetch 툴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URL을 건네 페이지 본문을 가져오게 하는 처리를 짜뒀다면 그 부분만 다른 모델에 맡기거나 설계를 바꿔야 합니다. Priority Tier도 미지원이라, 응답 시간을 계약으로 담보해야 하는 용도에는 맞지 않습니다.

⑥ 기본 답변이 길어졌다

effort를 낮춰도 사고량이 줄어들 뿐, 눈에 보이는 답변 길이는 확실하게 줄지 않습니다. 간결함이 필요하면 프롬프트에서 분량을 명시적으로 지시하는 쪽이 확실합니다.

모델 ID만 바꿔서 프로덕션에 올리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사고 기능과 출력 토큰의 취급이 달라졌기 때문에, 단순 문자열 치환으로는 위 여섯 가지가 전부 지뢰가 됩니다.


7. 어느 모델을 쓸 것인가

Opus 5가 맞는 일

  • 여러 파일에 걸친 기능 개발, 대규모 리팩터링
  • 버그 조사.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쪽일수록 잘 맞습니다
  • 코드 리뷰와 변경 영향 분석
  • 금융·법무·데이터 분석 같은 복잡한 지식 노동
  • 여러 툴을 쓰는 업무 자동화
  • 대량 자료를 가로지르는 조사
  • 스프레드시트·리포트·슬라이드를 포함한 산출물 작성
  • 서브 에이전트를 쓰는 긴 워크플로

다른 모델을 볼 일

작업 유형권장이유
짧은 요약, 단순 분류, 정형문 생성Haiku 4.5 / Sonnet 5Opus 5는 과잉 사양이고 단가가 높음
일반적인 코딩, 일상 업무Sonnet 5속도·지능·가격 균형
며칠 단위 자율 에이전트, 최난도 프로젝트Fable 5실패 비용이 클 때 최고 능력 우선
방어적 사이버보안 (승인 고객)Mythos 5Project Glasswing 대상, 셀프서비스 신청 불가

Fable 5를 검토할 만한 구체적 상황은 이렇습니다. 난도가 유난히 높은 문제인데 Opus 5로 시험해보니 아무래도 정확도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 수십 분 단위로 자율적으로 계속 돌려야 하는 장시간 태스크. 고도의 리서치나 복잡한 다단계 의사결정처럼 끈질긴 추론의 질이 결과를 좌우하는 작업. 비용과 대기 시간보다 정확도를 우선해야 하는 특별한 경우.

참고로 Fable 5는 thinking이 항상 켜져 있어서, 어려운 태스크를 주면 한 번의 처리에 10분에서 십수 분이 걸리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즉답이 아니라 차분히 상의하는 상대에 가깝습니다. 바로 답이 필요한 장면에는 맞지 않습니다.

"Fable 5는 Opus 5의 2배"는 단가표 기준입니다. thinking이 항상 켜져 있으면 출력 토큰 자체가 늘어나므로, 실제 청구액 차이는 2배 × 추론 토큰 증가분이 됩니다. "2배니까 두 배만 나오겠지" 하고 예산을 잡으면 어긋납니다. 같은 이유로 Opus 5도 사고 기본 ON 때문에 Opus 4.8과 단가가 같아도 청구액은 늘어날 수 있습니다.


8. 판단 기준은 세 가지 축

"가장 똑똑한 모델을 항상 쓴다"를 그만두면 됩니다. 대신 세 가지로 나눕니다.

① 일의 복잡도

중간에 여러 번 판단이 필요한가. 긴 문맥을 계속 들고 가야 하는가. 검증과 수정이 반복되는가. 이런 요소가 많을수록 Opus 5의 능력이 살아납니다.

② 필요한 속도

응답이 몇 분 빨라지는 것으로 성과가 달라지는가. 사용자가 기다리는 대화형 업무나 짧은 시간에 다수의 판단을 하는 처리라면 Fast 모드가 후보입니다. 야간 배치 분석이나 다음 날까지 끝나면 되는 처리라면 일반 모드로 충분합니다. Fast 모드는 단가가 2배이므로, 속도가 사업 성과에 직결되는 작업에 쓴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③ 한 건을 완료하는 총비용

토큰 단가만이 아니라 재작업 횟수, 사람이 확인하는 시간, 미완료로 멈출 리스크까지 포함합니다. 단가가 비싼 모델이라도 한 번에 완료에 가까워진다면 총비용은 내려갑니다. 반대로 단순한 일에 과도한 추론을 쓰면 비용이 늘어납니다.

짧은 요약이나 정형문 생성에 Opus 5를 쓰면 그냥 비쌉니다. 반면 몇 시간 걸리던 버그 조사를 단축하거나, 긴 자료 읽기부터 산출물 작성까지 한 세션으로 묶을 수 있다면 모델 단가보다 사람의 확인·수정 시간을 포함한 총비용으로 따져야 합니다.


9. 내일부터 해볼 세 가지

1. 계약 플랜의 표시부터 확인한다

claude.ai의 모델 선택 메뉴를 열어 Opus 5가 기본값인지(Pro라면 고를 수 있는지) 봅니다. 이번은 가격 인상 없는 세대교체라 확인만 해도 혜택을 받는 드문 경우입니다.

2. 긴 자료를 분할하지 않고 다시 던져본다

예전에는 길이 때문에 장별로 쪼개서 읽혀야 했던 계약서·사양서·연차보고서가 있을 겁니다. 원본 그대로 건네고 "전체를 통틀어 모순되는 곳을 짚어달라"고 시켜봅니다. 쪼개서 읽혔다면 못 잡는 "제2장과 제8장의 어긋남"이 나옵니다. 100만 토큰의 본령이 여기입니다.

3. 사내 프롬프트에서 "확인해줘"를 뺀다

공유 프롬프트 모음과 템플릿에서 "반드시 검증해줘", "이중으로 체크해줘"를 찾아 지웁니다. 대신 분량 지정을 넣습니다. 과잉 검증에 따른 대기 시간과 토큰 소비가 줄고, 답변의 장황함도 잡힙니다. 템플릿 손질만으로 끝나는 개선입니다.

비교는 반드시 자기 일로 해야 합니다. 지금 가장 사람 손이 많이 가는 고난도 태스크를 하나 골라, Opus 4.8이나 Sonnet 5와 같은 조건으로 돌려보고 네 가지를 봅니다.

  • 태스크를 끝까지 완료했는가
  • 사람이 수정에 쓰는 시간이 줄었는가
  • 처리 시간은 견딜 만한가
  • 토큰 요금까지 포함했을 때 총비용이 실제로 내려갔는가

10. 한국에서 쓸 때

요금과 세금. 표시 금액은 전부 미국 달러입니다. 환율 1,400원대를 가정하면 Opus 5는 입력 100만 토큰당 약 7,000원, 출력 약 3만 5,000원입니다. Fable 5는 각각 약 1만 4,000원과 약 7만 원. 여기에 부가가치세 10%가 별도로 붙습니다. 차이가 큰 쪽은 출력이니, 긴 답변을 자주 받는 업무일수록 모델 선택이 청구서에 크게 반영됩니다. 사내 예산은 예상 토큰량 × 단가 × 1.1로 잡으면 실제와 크게 어긋나지 않습니다. 유료 플랜을 사업자 명의로 결제한다면 사업자등록번호를 등록해두는 편이 세금계산서 처리에 편합니다. 팀 단위 도입이라면 Pro 여러 개보다 Team 플랜이 관리·정산에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규제와 감사. 금융·공공처럼 망분리나 외부 API 제한이 걸린 환경에서는, 폴백으로 다른 모델이 호출되는 것 자체가 내부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모델이 실제로 응답했는지를 로그에 남기는 설계를 처음부터 넣어두면 이후 감사 대응이 훨씬 수월합니다. 개인정보를 다루는 업무라면 개인정보보호법상 국외 이전 고지·동의 절차를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Zero Data Retention이 적용돼도 처리 과정에서 데이터가 국외 서버를 거치는 사실 자체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보안 업무. 모의해킹이나 취약점 진단은 정당한 업무라도 사전 승인 문서(계약서, 범위 합의서)를 갖춰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안전합니다. 정보통신망법상 허가 없는 침해행위는 처벌 대상이라, 사내 규정과 대외 계약 범위를 먼저 정리한 뒤 AI를 붙이는 순서를 권합니다.

모니터링. 사용량은 Anthropic Console의 Usage 화면에서 모델별·일자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팀 단위라면 워크스페이스를 용도별로 나누고 API 키를 분리해두는 것만으로 "어떤 작업이 얼마를 쓰는지"가 청구서에서 바로 갈립니다. Sonnet 5의 도입 가격이 2026년 8월 31일까지이고 9월 1일부터 입력 3달러·출력 15달러로 오르니, 8월 안에 이 구분을 만들어두면 9월 단가 전환 시점의 비교가 쉬워집니다.

프롬프트 템플릿. 사내 템플릿을 손볼 때 Git 등으로 버전 관리를 붙여두면 모델이 바뀔 때마다 어디를 고쳤는지 추적할 수 있습니다.


11. 정리

Claude Opus 5를 "Opus 4.8보다 벤치마크가 오른 모델"로만 보면 본질을 놓칩니다. 이번의 핵심은 지금까지 Fable 5급이 아니면 어려웠던 일의 일부가 Opus 가격대까지 내려왔다는 것입니다.

큰 코드베이스를 읽고 변경 계획을 세웁니다. 재현이 애매한 버그의 근본 원인을 파고, 여러 자료를 가로질러 결론을 정리합니다. 툴을 쓰면서 산출물을 완성한 뒤 자기 결과를 확인해 문제가 있으면 고칩니다. 100만 토큰의 문맥을 유지하며 긴 작업을 이어갑니다. 이런 일을 Opus 4.8과 같은 API 단가로 맡길 수 있게 됐습니다.

동시에 조심할 것도 늘었습니다. 사고가 기본으로 켜졌고 Web fetch를 못 씁니다. 답변은 길어지기 쉽고, 환각률은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공식 벤치마크만 보고 모든 처리를 한꺼번에 옮기는 건 권하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가격은 그대로, 성능은 세대교체 — 확인만 해도 혜택을 받는 드문 업데이트
  2. 다만 사고 기본 ON 때문에 실제 청구액은 늘어날 수 있다 — 견적을 다시 잡을 것
  3. 모델 ID만 바꾸는 마이그레이션은 위험하다 — 여섯 가지 동작 차이를 먼저 볼 것
  4. 최강을 좇지 말고 난이도로 나눌 것 — 복잡도·속도·총비용 세 축

Opus 5는 "저렴한 Fable 5"가 아닙니다. Fable 5에 근접한 지능을 일상 업무에 넣기 쉬운 가격과 운용 사양으로 정리한 실용 중심의 상위 모델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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